[거울과 창] 우연도 기다리면 필연처럼 찾아온다
빗방울이 하나씩 뚝뚝 처마 밑으로 떨어진다. 습관적으로 휴대폰 카메라를 들이댄다. 그런데 빗방울만으로는 뭔가 아쉽다. 순간 빗속을 뚫고 새 한 마리가 프레임에 걸렸다. 딱 한 장이다. 그야말로 한순간이다. 그렇게 사진 한 장이 완성됐다. ‘결정적 순간’이라는 사진 용어가 있다.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결정적 순간에 대해 “카메라 렌즈가 맺는 이미지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그러나 그것이 시간을 초월한 형태와 표정과 내용의 조화로움에 도달하는 순간이 있다. 이를테면 우연히 만난 완전한 절정의 순간을 잡아내는 것. 그것이 사진이 지닌 예술성의 핵심이다”라고 정의한다. 결정적 순간은 순전히 우연으로 발생한다. 그런데 우연도 기다리면 필연 같이 찾아온다. 김상진 부국장거울과 창 우연도 필연 휴대폰 카메라 카메라 렌즈 사진작가 앙리